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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과 포용과 도약을 위한 연시 / 이종근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1/11/19 [10:20]

회복과 포용과 도약을 위한 연시 / 이종근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1/11/19 [10:20]

회복과 포용과 도약을 위한 연시

 

이종근

 

(그날 열두 시간이 지난밤, 열 한 시 십 분에 밤을 잊은 그대에게 엽서를 쓰네요 밤을 새울 만큼 하고픈 말이 많은 사연임에도 불구하고, 이 밤에는 다 꺼내지 않기로 했어요 마음이 정한 화두를 하나하나씩 차분하게 꺼내어 엽서에 옮기어 쓰기로 했어요 회복과 포용과 도약’, 이 과분한 세 꼭지의 화두를 두고 단번에 생각으로 옮길 분량이 아니지만, 일련번호로 매겨진 순번을 지켜 엽서를 부치네요)

 

 

1. 회복

아직도 이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어요

질병이 질병의 집으로 가고 있는 귀갓길에서 함께 가는 길의 옆구리에는 통틀어 재해로 일컬어지는 불볕더위와 흐린 장마와 태풍과 폭설과 한파와 미세먼지와 황사가 그칠 줄 몰라요

심심한 위로의 말도 고맙습니다만 달갑지 않은 동행은 절대 유익하지 않을 거예요

 

회복하기에는 아직은 상처가 깊이 파인 채로 너무 아프지만 그나마 회복이 답이겠거니 슬프게 긍정할게요

  

2. 포용

언제쯤이면 이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날 수 있을까요

그대 말에 자신이 없는 줄 압니다만 너무 오랫동안 좌우로 갈리어 객관의 눈을 멀리하고 있어요

당장 눈앞에 놓인 대통령 책임제가 구슬프게 울지는 않은가요

 

조금 조금씩 고쳐가기에는 약도 없이 병을 앓는 사람들이 너무나 넘쳐나지만 그나마 포용이 답이겠거니 품 넓게 안아 볼게요

  

3. 도약

한 발 더 뛰어오를 힘이 남았을까요

진정 그러길 바라는 그대 말이 듣기에는 곱상한 말인 줄 압니다만 그대 말을 따른다고 해를 입지는 않겠지요

회복과 포용 없이 대놓고 도약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나 봐요

 

도약하기에는 지칠 대로 지친 에너지는 어디에서 충전하듯 꿈을 꿀까요

또다시 궐기라도 할까요

그나마 도약이 답이겠거니 남아도는 광화문 그 밤, 그 촛불의 활력소를 나눠 가질까요

 

(그저 신문에서 주워 담은 얘깃거리를 꼼꼼히 읽고 난 뒤, ‘밤을 잊은 그대에게 진정을 담아 엽서를 밤새 띄워요)

 

 

이종근 시인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석사) 졸업함. 계간미네르바등단함.5·18광주민주화운동40주년기념시집,부마민주항쟁의재조명과문학작품,부산김민부문학제,상주동학농민혁명기념문집,낙강시제(洛江詩祭)시선집,대구10월문학제, 서울시()-모두의시집(한국시인협회)등과 동인지공인인증시에 참여함. 그리고서귀포문학작품공모전,박종철문학상,부마민주항쟁문학창작공모전,빛고을문예백일장,국립임실호국원나라사랑시공모전,전국효석백일장등과 문예바다공모시 등에서 수상함.

onekorea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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