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 이희은
껍질 한 벌 옷걸이에 걸려 있다
몸피 마르던 날들을 지나
입술주머니 속 애벌레 혼잣말 되어 날아갈 때
숨소리 끝자락에 붙어 있던 라벨은 실밥이 뜯겼다
그가 가볍게 사라진 후
손가락 사이 밤을 비벼보면
오래 마른 허물처럼 별가루가 끝도 없이 날렸다
♣이희은 시인
2014년 『애지』로 등단 시집 『밤의 수족관』 <저작권자 ⓒ 시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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