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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 정이흔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9/30 [17:27]

장미 / 정이흔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09/30 [17:27]

장미 / 정이흔

 

 

아름다운 꽃이라는 미명(美名)으로

나의 몸은 산산이 뜯겨 나갔구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 것이 잘못인가?

 

그냥 두어도 이 생명 다할 때면

흩어져 한 줌 바람에 날릴 터

거기까지가 나의 존재 이유였다.

 

나의 아름다움은 모두를 위한 것

누구 한 명만을 위한 것은 아님에

그렇게 네 방 벽에 거꾸로 걸려서

최후의 피 한 방울마저 마를 때까지

고통을 겪을 운명은 아니었다.

 

그저 내가 자란 그곳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오가는 사람을

벗하며 살다 가고 싶었을 뿐이라.

 

 

 

 

♣ 정이흔

열린동해문학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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