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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눈 / 김연수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3/02/12 [21:41]

미네르바의 눈 / 김연수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3/02/12 [21:41]

미네르바의 눈 

 

서울 신현고등학교 1학년 김연수

 

 

아침이 밝았다. 어떤 이들은 이 아침이 다가오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새로운 일이 일어나는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반해 저녁이 되면 고요하고 어딘가 암울한 것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깜깜한 저녁이 그들에겐 아침처럼 생각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그중 하나인 부엉이는 야행성 동물이기도 하지만, 지혜라는 뜻을 담은 동물이다. 그렇다면 왜 부엉이가 지혜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을까? 아마도 사람들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결국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이 행동을 우리는 지혜라고 부른다. 결코 지식이 많은 사람들만이 지혜가 많은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지혜가 쌓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내가 살아간 하루하루를 얼마나 잘 정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지혜이다.

생물은 태어나자마자 지혜가 생긴다. 생명이 창조될 때 나 혼자 힘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 여러 힘, 곧 지혜로부터 창조된다. 결국 생명은 지혜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중 가장 멋진 말이라면 황혼녘이라는 단어일 것 같다. 내가 살면서 가장 빛났던 순간이 끝나는 시간. 이 순간을 황혼녘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멋있었다. 나의 한창이 지나고 나서 펼쳐지는 순간은 결국 암흑이 아닌 그저 노을인 것이다. 

그래서 이 황혼녘이라는 말과 함께 붙여지는 단어가 지혜이다. 나의 시작과 끝에는 항상 지혜가 따라와 주었다. 내가 지금 어떤 위치에 있던 지는 중요하지 않다. 만일 내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 놓여있다 하더라도, 부엉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나 자신이 지혜로워 지고 내 위치에 신경 쓰지 않고 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며 나도 모르게 지나치는 저녁시간. 사람들은 별거 아닌 것이라 생각하며 지쳐 잠드는 그 시간. 짧더라도 내 일과를 되돌아보며 마무리하는 저녁시간이 쌓이다보면 당신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감상]

신화 아테나를 수호하는 미네르바(부엉이)는 남들이 하루를 마무리할 때 쯤 날갯짓을 한다. 그 속에 담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글이다. 앞으로 김연수 학생은  섣부른 행동은 지양하고, 기승전결 희로애락을 관찰하고 지켜 본 뒤에 결정을 내리는 진중한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오늘 수업 수, 막막한 어둠 속에서도 진리를 발견하는 부엉이의 눈을 갖게 되길 바란다. 

(논술학원 지혜의 숲 원장: 손설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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