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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끈 / 박일례 (감상:최규근)

최규근 시인의 사진문학 익는 마당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3/05/02 [08:12]

삶의 끈 / 박일례 (감상:최규근)

최규근 시인의 사진문학 익는 마당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3/05/02 [08:12]

 

삶의 끈 / 박일례

 

보살핌을 놓쳐

안간힘 써 봐도

허공을 휘젓는 몸짓일 뿐

어쩌지 못해 애만 태우는

18세에 홀로 선 아이들

 

 

 

 

[감상]

우선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나뭇가지 끝에 많은 연들이 걸려있습니다. 연과 나뭇가지에 관한 우리 속담은, ‘대추나무 연 걸리듯’,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가 있듯이 작품의 나무에는 많은 연이 걸려있어 근심 걱정이 덕지덕지 걸려 있은 듯 보인다. 연들은 바람이 불면 이리저리 날리며 떨어져 나가지도 못하고 애만 태운다.

박일례 시인님은 안간힘 써 봐도/ 허공을 휘젓는 몸짓일 뿐/ 어쩌지 못해 애만 태우는으로 읽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풍경은 아니지만 너무 평범하여 시적 요소가 부족하다. 5행에서 18세에 홀로 선 아이들로 반전하면서 보호 종료 아동 청년들을 대변하고 있다. 가히 낯설게 보기의 정수입니다. 디카시의 매력을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보호 아동들의 나이가 18세가 되면 보육원을 나와서 자립해야 합니다. 정부 지원은 자립 수당 1500만 원과 자립수당 3년간 월 30만 원이 전부입니다. 대부분 고정도의 나이에 충분한 자립의 교육이나 훈련이 없이 덩그러니 사회에 놓이게 됩니다. 이러한 아이도 아니고 청년도 아닌 보호 종료 아동들의 몸짓과 마음을 읽어내어 대변하여 주고 있습니다.

현실에 살고 있는 시인은 때로는 사회의 고발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참여시, 참여시인이라고 구분하기도 하지만 구태여 따로 구분할 것이 아니라,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회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이 사회가 잊지 않도록 문제를 상기시켜 주는 것만이라도 제대로 해야겠지요. (최규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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