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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시에 가고 싶다 / 이종근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5/03 [04:22]

p시에 가고 싶다 / 이종근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4/05/03 [04:22]

p시에 가고 싶다 / 이종근

 

 

가고 싶지만 당장 찾아갈 수 없는

산의 위엄과 물의 도발

 

장전동 캠퍼스를 옮겨놓은 듯 청춘남녀들이 뜨겁게 너울거리는

저 바닷가,

해운대에 떠오르는 해의 황홀과

태종대를 건너 오륙도에 가닿듯 수시로 오가는

유람선의 비경(秘境) 속,

가느다랗게 내뱉는 뱃고동이 오~ 길쭉한 모래알로 널브러진 감탄사

 

그리고 낙동강 하굿둑의 향수 짙은

저녁 노을빛에 반갑게 줄을 잇는 갈매기와

남풍에 살랑거리는 갈대숲의 열거들,

칼 차고 우뚝 선 청동상의 중앙대로 밤에서 충혼이 깃든 충렬사의 안락로터리 밤까지

옛 향을 따라 추념을 올리며 송공*의 얼을 다부지게 맞이하고 싶은

달그림자의 쩌릿한 감격,

 

자갈치 시장을 관통하는 구수한 사투리와 비릿한 항구를 담뿍 들이마시듯

팔딱팔딱 뛰는 어항의 싱싱한 활어를 썰어놓은 생선회 한 접시와

얼큰한 매운탕처럼 부산 아지매의

매콤한 욕 한 바가지도 덤으로 실컷 청취하고 싶다

 

축배(祝杯)처럼 <부산갈매기>도 진탕 부르고 싶다

사는 게 궁금한 순이 소식과 사직야구장에서 ‘아주라’와 ‘마’를 외치며

찢긴 신문지 응원의 대합창,

광안리 해변과 남포동 광장마다 불꽃놀이로 열리는 국제영화제와

해양 관광의 통쾌한 결속,

 

‘우야꼬~ 저 사람 병이 또다시 도졌다’

 

그래서 항도의 취향이 푸르디푸른 오감을 저격하는 것,

산의 멋과 물의 맛과 부산 사람의 맑디맑은 정이

그리움에 사무친 나를 야무지게 끌어당긴다

 

* 임란(壬亂) 때, 동래성을 지키다가 전사한 송상현 부사를 일컬음.

 

 

 

 

 

 

▲이종근 시인

부산 출생. 한국문인협회 시창작(2년)과정 수료 및 중앙대학교(행정학석사). 『미네르바』신인상. 《서귀포문학작품상》, 《박종철문학상》, 《부마민주문학상》등 수상. <천안문화재단>, <충남문화관광재단> 등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 『광대, 청바지를 입다』(2022), 『도레미파솔라시도』(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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