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밟힌다는 말 / 최재우
잘 되는 것은 자식들이 잘나서이고 안 되는 일은 팔자 사나운 당신 탓이라고 평생을 가슴에 담고 사셨다
[감상] 이 작품을 보니 옛날 어머니들의 고단한 삶이 떠오른다. 최재우 시인의 언술에서처럼 잘 되면 자식들이 잘나서이고, 안 되는 일은 자신의 팔자 사나워서라고 숨어 울던 어머니들. 아들을 못 낳아도 내 탓, 집안에 우환이 있어도 혹시 내가 잘못 들어와서 그런가 하고 주눅 들어 살았다고 한다. 그저 순종하는 것이 미덕인 시대, 자신의 삶은 없고 부모와 남편과 자식에 기대어 종속적인 삶을 살았던 여인들. 그 시절에 태어났다면 나 역시 그렇게 살았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우리 엄마는 다행히 그런 고루한 생각을 가지고 사시진 않으셨다. 1936년생이니 옛날 사람이었지만 아들딸 차별도 안 하셨고. 팔자타령도 안 하신 분이다. 그저 과묵하고 자식들한테 칭찬에 인색하신 분이셨지만 당당하게 사신 분 같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늘 감사한 마음이었다. 교육 덕분인지 양성평등 시대의 요즘 여자 아이들은 남자 아이들보다 기가 센 경향이 있다. 다행이다 를 넘어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결혼한 젊은이들은 또 어떤가. 외벌이를 하는 남편도 아내에게 경제권을 넘겨주고 쥐꼬리만한 용돈을 타 쓰면서 온갖 눈치를 보며 사는 모습은 여자인 내 눈에도 안쓰럽게 보인다. 진정한 양성평등의 시대가 되길 희망한다. (양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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