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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에 빙수歌 / 이종근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7/08 [07:35]

사방에 빙수歌 / 이종근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4/07/08 [07:35]

사방에 빙수歌

 

이종근

 

 

잘못 건드린 북회귀선은 아닐까, 극도의

스트레스에 사로잡힌 내가

그를 훔치는 망기 같아,

 

내 볼을 꼬집어도 실상, 잘게 부서져 내린

물방울 위, 칠색의 선녀가 춤추듯

저 연못에 낮게 내려앉는 무지개다리,

 

봄날에 뜨겁게 피고 지는 꽃의 무리

겨울 속, 펑펑 쏟아내는 솜 같은 춤사위

뜨거운 한 여름날에 숨진 잎 탐, 나는

빙수를 보고야 말았어,

 

천지를 수놓는 나비의 흰 구름 떼,

 

까마득한 옛날로부터 파고 나온 듯

사방을 휘감고 도는

저 빛의 짧고 긴 몽환,*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

 

 

 

 

 

▲이종근 시인

한국문인협회 시창작(5학기)과정 수료 및 중앙대학교(행정학석사). 『미네르바』 신인상. 《서귀포문학작품상》, 《박종철문학상》, 《부마민주문학상》 등 수상. <천안문화재단>, <충남문화관광재단> 등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 『광대, 청바지를 입다』(2022), 『도레미파솔라시도』(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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