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 빙수歌
이종근
잘못 건드린 북회귀선은 아닐까, 극도의 스트레스에 사로잡힌 내가 그를 훔치는 망기 같아,
내 볼을 꼬집어도 실상, 잘게 부서져 내린 물방울 위, 칠색의 선녀가 춤추듯 저 연못에 낮게 내려앉는 무지개다리,
봄날에 뜨겁게 피고 지는 꽃의 무리 겨울 속, 펑펑 쏟아내는 솜 같은 춤사위 뜨거운 한 여름날에 숨진 잎 탐, 나는 빙수를 보고야 말았어,
천지를 수놓는 나비의 흰 구름 떼,
까마득한 옛날로부터 파고 나온 듯 사방을 휘감고 도는 저 빛의 짧고 긴 몽환,*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
▲이종근 시인 한국문인협회 시창작(5학기)과정 수료 및 중앙대학교(행정학석사). 『미네르바』 신인상. 《서귀포문학작품상》, 《박종철문학상》, 《부마민주문학상》 등 수상. <천안문화재단>, <충남문화관광재단> 등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 『광대, 청바지를 입다』(2022), 『도레미파솔라시도』(2023)
<저작권자 ⓒ 시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 시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