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25회 시인투데이 작품상 발표를 끝으로 2024년 시인투데이 작품상 공모를 마감합니다. 2025년의 시행 계획은 다시 기획하여 공지하겠습니다. 그동안 참여하시고 성원하여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더 좋은 문예 신문으로 거듭나도록 힘쓰겠습니다. 그리고 2024년에 선정된 작품상 중에서 대상을 선정하여 수일 내로 발표토록 하겠습니다.
제25회 시인투데이 작품상
▣ 시 부문 반고흐의 회고 / 문창진 시인 정전 / 서원일 시인
▣ 디카시 부문 소곤소곤 / 정강애 시인
[심사평] 참 기쁩니다. 참 좋은 시를 읽었습니다. 이 정도 시편들이면 어느 시단에 내놓아도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오랜 습작을 거치신 분들로 읽힙니다. 편 편 다 발견과 사유도 좋고 끌고 가는 힘이 상당합니다. 상상력도 아주 풍부하고요. 상상력에 그치지 않고 현실과 접목하는 부분도 아주 뛰어납니다. 이분들은 앞으로 시로 대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상을 이렇게 잡을 수 있다는 건 각자의 고유한 특성이기도 합니다. 이런 시풍을 가진 분들은 앞으로 더 좋은 시를 많이 쓰실 것으로 여겨집니다. (심사위원: 오영록 시인, 양향숙 시인, 장시백 시인)
※ 시상식 일정: 2024년 11월 23일
[작품 감상]
반 고흐의 회고 / 문창진
지구 행성의 북반부에서 삶을 시작했습니다 하늘의 뜻을 이루고자 하였으나 하늘이 허락하지 않았어요 압생트에 찌든 불온한 삶 나는 스스로 외톨이요 밀려난 방랑자였습니다 나를 만난 사람들은 다 떠났으나 착한 동생은 언제나 내 곁에 서 있었습니다 어딘가에 도달할 것 같은 마음으로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붓을 휘둘렀지만 결국 다 가지 못했어요 불안을 그리는 날엔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가셰 박사와 그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길 바랐지만 모두에게 짐이 되고 말았네요 별이 빛나는 밤과 해바라기, 밀밭의 까마귀에게 인사를 하고 떠나야 하는데 고별식을 못했습니다 바람이 먼 곳으로 흘러가고 사랑했던 날들은 빛바래져 갔습니다. 살아있는 것이 더 아프니 잠시 떠나있고 싶었는데 나중에 알았어요 그게 죽음이라는 것을
정전 / 서원일
등 하나 켜고 살 수 있기를
켜도 켜지지 않는 날 켰다가 꺼지는 날 꺼버리고 싶은 날 그러느라 등 꺼진 날 늘었다.
등 대신 켜진 두려움은 더듬어, 더듬는 손으로 달래지는데 쉬 달래지지 않아서 어둠 속에 담겨 있는 웅크린 몸뚱이가 선명하다. 어둠보다 더 진한 어둠으로 산다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스위치에 손 대기 시작한 건 아닐까.
스치는 바람 탓 대신 바람 잡을 생각 없는 나뭇가지를 뻗으며 한 자리 지키고 사는 고목처럼
나 하나 켜고 살 수 있기를
소곤소곤 / 정강애
이 길이 외롭지 않은 건 말 걸어주는 네가 있어서란다
보이지 않던 내 동무가 눈에 들어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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