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 손진원
2022-01-07 유세영 기자
오지랖 / 손진원
쾌쾌한,
그나마도 희박한 공기와
칙칙한,
전깃불 그나마도 빛이라고
척박한 지하 복도에 선 너를 봤을 때
측은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너
가만 보니 위풍당당
그 품은 또 얼마나 넓고
드리운 그림자 또 얼마나 짙던지
주제넘게 함부로
값싼 동정 품은 난
붉어진 얼굴로 황급히
자리를 떴다
♣ 손진원 시인
서울 출생.
중학교 일본어 교사로 재직중.
'월간시' 청년시인상으로 등단(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