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혀를 깨문다 / 서원일
2022-08-24 유세영 기자
자꾸 혀를 깨문다 / 서원일
허기와 식욕 그 좁은 틈 사이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삼키려는 중이었는지
내뱉으려는 중이었는지
깨물린 혀는
상처 난 단어만 한동안 핥고 있다.
급하게 씹어버리고 싶은 말들로 인해
체하듯 더부룩한 세상에 살고 있다.
세상의 말들을 깨부술 수 없다면
나의 말을 깨물어 보는 것도 좋겠다.
은밀하게 혀 깊숙한 곳으로부터
말간 침이 새로 고여 투명한 말이 돋아나도록
♣ 서원일 시인
- 현 초등학교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