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줄었다 / 서원일
2022-09-23 유세영 기자
말수가 줄었다 / 서원일
말수가 줄었다.
몸속으로 쌓이는 말, 그리고 말
웅크린 문장들이 세상을 닫아거는 것이어서
대화 속에 넣어둔 뼈가 삭는다.
뼈 있는 말에 다친 사람들은 떠나고
물러진 말에 굳어가는 인연의 표면이 서럽다.
달콤한 말에 의심이 들기 시작한 때부터다.
아홉 시 뉴스에 물렁한 말을 덧대고 싶지 않은 것은
입이 무겁단 말을 들었다.
한가득 말을 입에 물고 산다는 건
음, 입에 문 세상에 혀가 오래 닿아서 사는 맛이 나도록
쓴맛을 되새김질로 문지르는 것
묵언默言이 말이 되어
길어진 수다 뒤에 오는 허기를 채우기를
♣ 서원일
현 초등학교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