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미를 지켜주소서 / 윤서주
2022-11-09 유세영 기자
이 어미를 지켜주소서 / 윤서주
여기, 아이를 잃고
무너진 한 어미가 있습니다
감히, 누가 이 어미를
일으켜 세울 수 있겠습니까
얼마나 큰 가슴이어야
아이를 그곳에 묻는 것입니까
부디, 이 어미를
눈물의 바다에서 건져주시고
마음의 사막도
무사히 건너게 하소서
어미가 아이를 만나 행복했듯
아이도 어미를 만나 행복했음을
의심하지 않게 하소서
사랑이 부족하여
더 많이 주지 못한 것이 아님을
알게 하소서
지금, 한 아이를 잃었지만
일어나 더 많은 아이를 구하게 하소서
사랑의 고통으로 쓰러졌으나
사랑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게 하소서
♣ 윤서주
- 2016년 계간 <시원> 등단
- 시집『히말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