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 정이흔

2023-05-25     유세영 기자

초여름 / 정이흔

 

 

하늘에선 뾰족한 바늘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나는 피할 길 없이

그냥 맞고 서 있다

 

바늘은,

굳게 닫힌 눈꺼풀을

기어이 뚫고 들어와

망막 앞에

일렬一列로 자리 잡는다

 

눈을 뜨니,

감방監房의 창살이

흐려놓은 시야 너머

눈이 부시도록 밝은 하루가

성큼 다가와 있었다

 

 

 

 

♣정이흔

한국미술협회 정회원

열린동해문학 신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