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젖 / 채연희
입양 간 새끼들은 잘 있을까 어미는 빈 젖만 남아
[감상] 오래 전에 개를 기른 적이 있다. 작지만 제법 소리가 카랑카랑하고 사나운 발바리 암컷 두 마리를 길렀는데 일 년에 두 번씩 시샘하듯 새끼를 낳았다. 개에게는 산후 북엇국이 보양식이라 하여 끓여 먹이고 새끼들이 너무 예뻐 잠시 사랑을 준 적이 있다. 문제는 어느만큼 자라면 그 수가 너무 많아 감당이 안 되어 입양을 보내는 일이었는데 참 못할 일이었다.
채연희 시인도 이런 마음이었나 보다. 대롱대롱 매달린 물방울을 보고, 새끼들 떠나보내고 빈 젖에서 젖이 맺힌 어미 개를 연상할 것 보면. 아직 젖을 다 떼기 전이었는지….
어미 된 자들은 모두 제 품에 품어 기른 자식들을 떠나보낸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이고 순리이기에 아쉬워도 보내는 것이다. 보내는 마음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이리라.
이런 이미지를 보고 모성을 떠올린 시인의 시선이 참 여리고 곱다. (양향숙 시인, 한국사진문학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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