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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호수 / 이희은

김성미 기자 | 기사입력 2021/11/02 [05:50]

저녁의 호수 / 이희은

김성미 기자 | 입력 : 2021/11/02 [05:50]

 

저녁의 호수 / 이희은

굳은 이야기 한 조각 떼어내면

물결로 끄덕이며 녹여주는 너

오래 묵힌 한숨

긴 침묵의 무게

습관처럼 내뱉는 혼잣말

헐렁한 몸짓

가시옷 입은 바람이 온몸 훑어

마음 딱딱해진 이들

네 곁에 머물다 가면

마른 꽃 피운 갈대를 기억하다가

길게 출렁이는 해의 빛 가슴에 품고

무사히 저녁을 접는다

이희은 시인

2014년 『애지』로 등단 

시집 『밤의 수족관』 

서울디카시인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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