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국 지역사랑 사진시 공모전 장려상 당선작
어머니 / 강 현(시흥시)
한 걸음 한 걸음 질퍽이며 내딛는 발걸음 등에 자식 둘러업듯 세월 허리춤에 매달고 반생을 비린내 캐며 살았다
천주산의 자랑 / 문임순(중랑)
한창일 때는 이름 좀 날리다가 폐광이라고 버려진 적도 있었지 맑은 물을 내주고 내 몸 가루를 깔아주었더니 짙은 비취색에 반해 감탄사를 연발
그렇지 / 박길안(음성)
한 때 좋았던 시절 한 때 잘 나가던 그 때도 있었지 비록 가 버린 시간 속에 빈 의자만 간혹 머물다 가는 바람에 잔잔한 물결을 지키고 나는야 그 맛 그 느낌의 다시 뛸 심장소리를 기다리지 8월의 가을바람이 좌대를 훅 훌고 지나가지만 누군가 그리움 도지면 다시 찾게 될 그 곳 그 자리 시간은 영원처럼 멈추어 있어도 오래가진 않을거야 스스로 위로해 보네
바다 앓이 / 박일례(제주)
한글보다 헤엄치기 먼저 배운 대물림이었지 팔십 상군 할망 올해가 마지막 평생 친구 테왁망사리도 마음 비운다
목포 갓바위 / 손숙이(여주)
짠물 안 짠물 다 받아들이다 당신처럼 마스크를 썼습니다
하지만 또 짠물 안 짠물이 마스크를 벗게 만들겠지요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꿈길 / 신윤경(제천)
하늘이 내 꿈을 품어서, 호수가 하늘을 품어서, 길이 호수를 품어서, 내 꿈길 위를 맘껏 걸어 다녔다.
해 지는 동해 / 이은실(울진)
불 끄고 어서 자자 모래이불 곱게 깔고 노을빛 달빛 끌어다 덮어줘도 끝까지 안자고 떠드는 파도 개구쟁이 우리 아들 닮았네
한국사진문학협회 / 이재철(남양주)
하나 둘 모여서 빛을 발한다
따스한 햇살 받아
영글어 간다
해녀의 꿈 / 정현덕(제주)
멀리 님이 오시려나 비바리 가슴속 요동치는데
바당은 오늘따라 고요하여 바람마저 숨었네
하늘빛도 옥빛 품어 님 오기 좋은 오늘 같은 날인데 님 모르는 바람만 놀멍 놀멍 오고
짊어진 태왁과 부레는 뿔소라 담기 좋아라 배고파 홀쭉하니
비바리 까치발 물속을 유영하는 인어가 되어 버렸다네
칠석 무렵 / 정홍근(울산)
끊어진 오작교 너머 칠십 년 그리움에 붉다 못해 하얗게 타버린 가슴
장독대에 맑은 물 올리고 까막까치 기다리는 남남북녀
<저작권자 ⓒ 시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