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서울 중랑 디카시반, 사진시 놀이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12/14 [00:54]
제22회 서울 중랑 디카시반, 사진시 놀이
사진: 김승은
거울 보기 / 이향자
핏기 잃은 모과 얼굴 향기는 품고 살자
홀로 떠날 그날엔 낙엽처럼 누워야지
가버린 나의 봄날은 파스텔톤 아지랑이
우리들의 대화 / 위점숙
짧게 살다가는 인생 서럽다 말자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한해 잘 여물었으니
외모보다는 / 문임순
덩그러니 바위에 주저앉은 상처투성이 못난이지만
풍기는 내면의 향기
갈잎 옆에서 / 신은미
그 자리 그대로 자애로운 그대여 노랑의 따뜻함이여 모과 향 품은 그대여 저 조용히 따라 앉습니다
쓰임새는 다양 / 김금임
누가 포크 자국 내고 그냥 간 거야?
모과 차는 안돼도 달리는 차 방향제로
구멍난 가슴 / 민순기
밥 한번 같이 먹기로 했는데 나중에 먹자 말 한 마디 남기고 뒤안길로 가버린 너
너의 짙은 향기 오래 오래 가랑잎 되어 흐르네
진가 / 홍영화
겉모양이 이쁘다고 반하지 마라 겉모양이 모났다고 미워도 마라 예쁜 마음엔 둥글게 보이고 모난 마음엔 가시가 보인다
여정을 함께 / 김경화
갈 길이 바쁜 너와 나 뜨겁게 살았던 여름을 도란도란 바스락바스락
노오란 우주선 타고 / 안동유
어린 왕자 여우랑 디카시 나라 여행 왔네 소금 나라일까 하얀 모래 나라일까
득도(得道) / 김석중
새조차 멀리하는 천지간 외톨이로 태어나 이치 깨닫고 떠나는 길 깊숙이 향기 품으니 선인이 따로 없구나
지금 / 최혜자
부딪치며 흔들리고 상처로 멍이 들어도 단단하게 지켜온 자존심 하나 뜨거운 향기로 익어 가리라 천천히
긴 휴식 / 정효숙
향기로운 완숙미 낮은 곳에 임하여
도담도담 갈색 대화
마주하다 / 이종미
푸르른 날도 따뜻한 햇살과 거친 비바람도 함께 했던 너와 나 곁에 있으면 두렵지않다
낙점(落點) / 최정아
버거워서 떨궜나
이래 봬도 내 앞에선
명품 향수도 울고 가
<저작권자 ⓒ 시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