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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고마워 / 민순기 (감상: 장시백)

장시백의 사진문학 들여다보기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3/01/16 [14:17]

덕분에 고마워 / 민순기 (감상: 장시백)

장시백의 사진문학 들여다보기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3/01/16 [14:17]

 

덕분에 고마워 / 민순기


빨갛게 불타오르고 싶었어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뛰었어
태양과 바람이 없으면
안 되는 일이었어

 

 

 

 

 

♣ 민순기 시인

국보문학

시가 있는 마을회관 동인

중랑구 제8회, 제9회 여성 청소년 백일장 입상

디카시중랑 동인

<한국사진문학협회> 정회원

공저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한다면』

 

 

 

[감상]

희망찬 2023년 새해가 밝아온 지도 벌써 보름이 지났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기저기서 주고받는 새해 인사가 한창이다. 그리고 곧 설날이 다가오기 때문에 새해 인사는 더 길게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주는 명절을 지낼 준비와 귀성으로 모두가 분주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고, 가족, 친지들과 덕담을 주고받으며 아쉬웠던 지난해를 되돌아볼 것이고, 새해 소망을 빌고 서로 응원하며 복을 기원할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복은 뜬구름일지도 모른다. 중년의 한복판까지 살아오면서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지만, '그래! 그래서 내가 드디어 이번에는 복을 받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로또에라도 당첨되거나 뜻밖의 횡재를 하거나 투자에 대한 과분한 보상을 받은 사람이라면 복을 받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 사람에게 복이라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나는 새해에 복 많이 받으라는 말에 공감이 가지 않으면서도 그런 말을 들으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 감사한 마음에 달리 다른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습관처럼 나도 똑같이 말한다.

복이라는 말은 잘 와 닿지 않는데도 그런 말을 들으면 감사하다. 사람의 관계에서 많은 작용을 하며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감사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새해에는 더 많이 감사하시고 감사의 말 많이 들으세요."라고 인사를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은 이기적이고 감사의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들 때문에 생겨난 말이 아닐까! 명절에 부모와 형제,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에는 잘난 척으로 몸과 마음을 치장하고 나타나는 사람이 꼭 있다. 불평과 불만으로 주둥이를 길게 늘어트리고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그런 곳에는 시기와 질투, 논쟁과 분란이 일어나게 되어 명절 연휴에 뉴스의 사회면을 장식하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이 갈대와도 같아서 자주 흔들린다. 세상과 사람들은 나를 온전히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불타오르고 싶고 몇 배를 더 뛰어도 내 맘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게 세상이고 사람이다. 그렇다고 불평만 하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도 않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감사다. 감사하는 마음이 나를 위로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다.

새해에는 우리가 모두 감사의 옷을 더 두껍게 껴입고 따뜻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로 새해를 시작하고 감사의 마음을 잘 간직하며 지냈으면 좋겠다. (장시백 시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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