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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 안동유 (감상: 양향숙)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3/06/16 [09:43]

가는 길 / 안동유 (감상: 양향숙)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3/06/16 [09:43]


가는 길 / 안동유

 

새악시 꽃가마 타고

시집가서 육십오 년 

자녀들 울음소리

임 계신 곳 꽃상여 타고

다시 올 수 없는 길 가네

 

 

 


▣ 안동유

한국사진문화협회 특별회원

디카시 중랑 동인

 

 

 

[감상]

어린 시절에 많이 보던 꽃상여 행렬이다. 상엿소리는 멀리서도 들리던 구성진 가락이었고, 선창자가 요령을 흔들며 선창을 하면 상여꾼들이 “얼럴럴 상사뒤야” 라고 합창을 했던 것 같다. 노랫말의 뜻을 알게 되면서부터는 그 슬픈 가사에 울컥해지기도 하고 뭔지 모를 감정에 빠지기도 했다. 알 수 없는 먼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같기도 했고, 슬픈 가락에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을 찍어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안동유 시인의 이 작품을 보며 꽃가마와 꽃상여에 대해 생각해 본다. 옛날 여인의 일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날 꽃가마를 타고, 마지막 가는 순간 다시 타는 것이 꽃가마, 즉 꽃상여인 것이다. 어떤 이는 살아생전에 받아보지 못한 호사가 마지막 가는 순간에 한 번 누리는 호사일 수도 있다. 

 

삶과 죽음이 대등한 관계요, 그 어떤 죽음도 존중받아 마땅한 일인 것 같아 위로가 된달까, 아무튼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짧은 이 시점에서 꽃상여를 보는 마음은 새롭고 숙연해진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마지막 여정, 후회도 미련도 없이 잘 떠날 수 있도록 정리 잘 하며 살아야 할 텐데…. 

 

- 양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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