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명작의 탄생 / 문임순 (감상: 양향숙)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3/07/16 [10:02]

명작의 탄생 / 문임순 (감상: 양향숙)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3/07/16 [10:02]


명작의 탄생 / 문임순

 

붓대를 나무라지 마라

 

명작은 붓대가 아니라 

잡고 있는 손의 마음에서 

 

마음이 주인

 

 

 

[감상]

다양한 붓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누구의 손에 쥐어져 어떤 작품들이 탄생할까. 붓 한 자루에 작가의 마음이 실려 일필휘지의 서예 작품이 나오기도 하겠고, 고고하고 단아한 문인화가 그려지기도 하겠다. 오늘 같은 날에는 먹물 하나로 안개가 산허리 휘감아 도는 수묵화 한 점은 어떨까.

명작은 붓대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붓을 잡고 있는 손과 마음에서 나온다고 시인은 말씀하신다. 옛 어르신들이 훌륭한 목수는 연장 탓 하지 않는다고 했다. 옳은 말이다. 어설픈 목수가 연장 탓 하는 것이고 어설픈 예술가가 붓 핑계 대는 것이다. 하지만 연장이 좋으면 더 정교하고 아름다운 작품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자신의 실력을 먼저 갖추라는 말로 들린다. 실력은 연마하지 않고 연장 탓만 하는 게으름을 질책하는 것은 아닐까. 노력하지 않으면서 시간 없어서 무엇도 못하고 무엇도 못한다고 핑계만 늘어놓는 사람들을 나무라는 말로 들린다. 나 역시 그 말에서 피해갈 수 없는 사람이다. 그 무엇도 하려는 의지 앞에서는 걸림돌이 사라질 것이다. 

끝이 닳고 거친 붓이나마 손에 쥐고 명작 한 점 탄생시키고 싶다. 붓을 놓고서는 명작은커녕 졸작도 나오지 않을 테니까. (양향숙 시인)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사진문학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