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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 박문희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6/07 [01:22]

보리밭 / 박문희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1/06/07 [01:22]

 

보리밭 / 박문희

 

 

보리가 패기 시작하는 넓은 들

정겨운 그 사잇길을 보리피리 불며 걸었다

 

끼니마다 입안에 까슬까슬하던 그 보리밥이 이따금 그리워 다시 까슬까슬한

 

고창 청보리밭 다녀온 날 나는

 

도깨비처럼 고향 집 감나무 아래 감꽃 목걸이 만들어 걸던 아이가 되어

누렇게 보리가 익을 때 웅어*처럼 웅웅거렸다

 

바람에 스르르 누웠다 일어났다 밤새 까끄라기를 터느라 일렁거렸다.

 

 

*웅어: 보리가 누렇게 익을 때 많이 잡힌다.

 

 

 

 

 

박문희 시인

시집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외 공저 다수

우리시 정회원

한국시인협회 정회원 

서울디카시인협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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