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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에 / 이한명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2/21 [14:17]

홍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에 / 이한명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4/02/21 [14:17]

홍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에

 

이한명

 

 

  벌써 이태째 섬진강 꽃바람을 재첩국에 말아 아침 해장거리로 대신한다.

  알싸하게 전해오는 맛이 꼭 매화 향기를 품은 매실주를 곁들인 듯 일품이다.

 

  그러고 보니 벌써 두 번째 내려선 매화마을이다.

  지난해에는 조금 이르게 내려와서인지 만개한 모습을 못 보고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는데 이번에는 여기저기 소식을 끌어모아 만개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인터넷 정보를 좀 알아보고 내려왔다.

 

  역시나 섬진강은 조용히 손님을 맞아주지 않는다.

  부산스럽게 봄빛을 데리고 와서인지 먼저 와 있던 차가운 바람이 고양이 눈을 하고서는 장독대 위에 앉아 노려보고 있다.

  내 이럴 줄 알고 외투를 챙겨 왔지.

  매화농원으로 올라서는 입구에서부터 아침 일찍 진을 친 매실주 한잔 들이켜고 찬바람을 외투깃으로 막아 세운다.

 

  해가 뜨면서 주차장을 채우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거의 만차 수준이다.

  조금 더 있으면 아마도 강변을 따라 난 도롯가에도 차량으로 북적일 듯싶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매화 관광지 매화마을의 위엄이 실감 나는 계절이다.

  매화는 봄을 가장 먼저 알리고 떠나는 대표적인 봄꽃 중 하나다.

  그만큼 시기를 못 맞추면 못 보고 지나치는 꽃이다.

  꽃의 화려함은 덜하지만 섬세함이나 단순한 듯 보이는 담백한 기백은 꽃 중의 제일이다.

 

  매화농원은 그 넓이가 5만 평에 이른다.

  약 두어 시간을 돌아다녀야 할 엄청난 볼거리도 한 번에 제압할 포토존인 뒷산 정상으로 향한다.

  그곳에 서면 풍경이 저 멀리 섬진강까지 보이기 때문에 모든 매화풍경을 마치 한 폭의 그림같이 눈에 담을 수 있다. 

 

  섬진강을 내려다보니 문득 아침에 먹은 재첩국 생각이 난다.

  알싸한 봄 향기를 품은 이곳 매화마을에서부터 나는 또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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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명

‘1993년 동인시집 『통화중』, 경향신문, 국방일보등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문학광장> 신인상 수상 시부문 등단 

‘강원일보 DMZ문학상, 경북일보 객주문학대전, 영남일보 독도문예대전 등 공모전 수상, 보령해변시인학교 전국문학공모전 대상 수상  

’2015 대한민국 보국훈장 수훈

’현재 격월간 문예지 <문학광장>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이며 

‘시집으로 『 카멜레온의 시』 , 『그 집 앞』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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