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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처럼 / 정현덕 (감상: 양향숙)

계간 한국사진문학 2024년 봄호 게재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3/20 [10:56]

어느 봄날 처럼 / 정현덕 (감상: 양향숙)

계간 한국사진문학 2024년 봄호 게재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4/03/20 [10:56]

 

어느 봄날 처럼 / 정현덕

 

따뜻함이 피게 하소서

꽃에 앉은 햇살에

겨울이 녹아 피듯이

 

겨울에 시린 마음들을

데워 주소서

 

 

 

 

 

[감상]

 봄으로 들어서는 길목, 꽃샘잎샘 추위가 제법 위세를 떨치는 요즘이다. 이맘때 피는 꽃망울들이 선뜻 옷고름을 풀지 못하고, 나는 한겨울 내의를 벗지 못하고 있다. 머잖아 화신의 미소에 꼬리를 감출 추위겠지만.

 정현덕 시인도 봄이 간절한가 보다. 겨울이 녹고 꽃이 피고 시린 마음들이 데워지길 바라는 마음에 여름에 피는 벌노랑이꽃을 소환했다. 

 노랑은 봄을 상징하는 색이다. 영춘화, 풍년화, 개나리, 산수유, 생강나무꽃, 수선화 등 대체로 봄꽃들이 노랑이고, 봄에 부화하는 병아리가 그렇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이 그렇다.

 어서 봄이 오면 좋겠다. 양지쪽에 나른하게 졸고 있는 고양이 등을 쓸어주는 햇살이 그리운 요즘이다. 바람의 끝이 뭉툭해지고 수수꽃다리 향기 따라 이웃집 담장을 기웃거리고 싶다. 

 무엇보다 간절한 것은 경제에도 봄이 와 시장에 가는 일이 한겨울에 길을 나서는 것처럼 두렵지 않은 일이다.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고, 환경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는 일 역시 봄소식만큼이나 간절하다. (양향숙 시인)

 

 

 

 

 

계간 한국사진문학 2024년 봄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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