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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 양향숙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4/29 [00:02]

새벽 / 양향숙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2/04/29 [00:02]

새벽 / 양향숙

 

 

마법사가 주문을 외워

세상을 잠재웠을까요

 

힘없이 쓰러진 빛은 어디로 숨었을까요

끝이 뾰족한 소리들은

어느 틈새로 기어들었을까요

 

눈을 감은 채

지나간 시간을 되새김질해요

소화 되지 못한 것들을 게워내

쓴물이 없어질 때까지 씹어요

거친 것들을 욕심껏 삼켰나 봐요

 

시계가 고장 났을까요

새들은 취해서 잠들었을까요

어둠을 찢던

동네 주민 1과 동네 주민 2

아직 배역을 맡지 못했나 봐요

 

내 안의 생각들이

둥글고 딱딱한 어둠을 쪼아요

고요에 실금이 가요

 

부엉이가 날카로운 부리로

어둠을 찢었나 봐요

빛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어요

소리들이 기어 나와

세상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요

 

마법 같은 하루가

알에서 깨어나려 해요

 

 

 

 

 

♣양향숙 시인 (호는 華谷)

2017년 서정문학 등단

2019년 시집 꽃마리의 연가』 공동시집 순례에서 만난 인연한국대표서 정시선』 9~11

2019년 YTN·서정문학 남산문학대회 심사위원

2019년 서정문학 시 창작교실 올해의 시인상 수상

2021년 디카시집 붉은 심장』 e북 출간

2021년 디카시집 『낮은음자리 출간

2022년 디카시 감상집 『양향숙의 디카시로 세상 보기』 출간

2021년 서울디카시인협회 창립기념 디카시 공모전 대상

2021년 황순원 디카시공모전 우수상 

2021, 한국사진문학대상

한국사진문학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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