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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어물전 외 2편 / 이인환

시조

유세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2/25 [20:56]

겨울 어물전 외 2편 / 이인환

시조

유세영 기자 | 입력 : 2024/02/25 [20:56]

         겨울 어물전 

 

 

죄판대 어물전에 바닷빛 떨어지니

뒤집힌 생선들의 냄새가 비릿하다

얼음꽃 차디찬 살갗 파닥이는  숨결들

 

등줄기 설움 실린 짙푸른 파도 소리

여러 개 소금알 문 벌리는 아가미에

칼바람 아침 너머로 출렁이는 저 바다

 

겨울의 찢긴 상처 비늘 속 숨어 들어

소금에 살점 절인 흔적의 반란으로

푸른빛 바다새 울음 꿈속에서 우는가

 

노을녘 풀은 물감 흐려진 저물녘에

주검들 상자 속에 줄줄이 꿰매논 채

서럽게 내린 눈발들 풍경화를 그린다.

 

 

 

    

 

 

      짧은 듯 영원한 사랑

 

 

별들을 몰래 훔쳐 밤하늘 날아서 온

향긋한 마음 하나 하얗게 순결 품어

가슴속 녹아내린 정 에이듯이 뜨겁다

 

은은한 은빛 고백 설렘의 포옹 곁에

기쁨과 환희 새긴 아픔의 주홍글씨

영원히 핏빛의 진실 회한 속에  숨쉬리

 

아련히 몸짓 다해 연민을 태운 밤들

동백의 눈꽃 사랑 남풍이 야속해도

그 눈물 마를 때까지 만남의 꿈 그리리.

 

 

 

 

 

 

       그 설렘 첫사랑 

 

 

머릿결 찰랑찰랑 열일곱 하얀 순정

형형한 그 눈빛에 심장이 마비 되어

한순간 붉어진 마음 사랑일까 겁났어 

 

퍼지는 소문 따윈 두렵지 않았지만

손끝에 피운 온기 식을까 무서워서

그 통증 위험한 방화 혈관 타고 흘렀지 

 

화사한 철쭉처럼 다가온 그 미소꽃

마주한 마음 자락 미친 듯 돌아서면

빈 공간 그대의 향기 기다렸지 소롯이 

 

달빛이 귀띔으로 파랗게 속삭였지

남몰래 애태우던 짝사랑 아니란 걸

새처럼 푸드득거린 가슴 시린 첫사랑.

 

 

 

 



▲이인환

- 2016년「월간문학공간」신인문학상 시조 당선(등단)

 - 제4회 완전공감단시조문학상 장원 수상

 - 제6회 포은시조문학상 대상 수상

 - 제2회 현원영시조문학상 대상 수상

 - 제2회 남명문학상 전체대상(시조) 수상

 - 제4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수상

 - 중앙시조 백일장 수상

 - 청명시조 문학상 수상

 - 샘터시조 문학상 수상(2회)

 - 이준열사 문학상 수상

 - 상록수 백일장 수상  - 외 다수

 - 시집「그리움 머문자리」출간(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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